ATTENTION 작성일 2009-05-05
회의는 기본… 관광명소로 키워야
작성자 : 인터컴 조회수 : 2023

보도사 : 이코너미스트


회의는 기본… 관광명소로 키워야

ASEM개최 계기 컨벤션센터 건립 최태영 (주)인터컴 대표이사 제언

 

2000년 아시아 유럽정상회의(ASEM) 개최를 위해 건설중인 무역센터 옆 컨벤션센터의 내부
설계ㆍ구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많은 회의참가자들이 한 곳에서 회의ㆍ숙식ㆍ
위락을 즐길 수 있어야 함은 물론 건립 후의 운영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국제회
의가 없는 기간까지 감안해 숙박ㆍ문화시설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경제성 있
는 '관광명소'로 설계돼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내부설계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얼마만큼 국제회의를 유치할 수 있느냐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컨벤션 센터의 '단골손님'인 국제회의 전문용역업체들에도 사활이 걸린 문제다.  설계 안에 
따라 전문용역업계의 매출 향방이 좌우될 정도로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컨벤션 센터의 구체적인 내부설계 방안은 오는 4월에야 골격이 잡힐 것으로 알려졌
다.  이에 앞서 세계적인 컨벤션 센터의 출현을 염원해 온 국제회의 용역업체들의 내부설계
에 대한 바람을 피력해 본다. 

 

컨벤션 센터는 회의장ㆍ전시장ㆍ숙박시설ㆍ식당ㆍ위락시설ㆍ매장ㆍ부대시설 등을 골고루 
갖춰야만 21세기에도 국제적 수요를 충족하고 제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먼저 '완벽한’ 부대시설을 당국에 권하고 싶다.  즉 무역센터 인접지에선 ‘자연과의 조화’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인공적인 부대시설의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컨벤션 센터의 입지조건은 매우 중요하다.  회의참가자들이 회의시간 외에는 휴식ㆍ관광하
며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통례이다.  

외국의 컨벤션 센터들이 이 성격에 부합하는 공원이나 강변, 항구와 인접한 곳에 세워져 '자
연과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교토 타카라가이케 호반공원 옆의 컨
벤션 센터, 호주 멜버른 도심을 가로지르는 야라 강변의 컨벤션 센터, 미국 롱비치 항구의 
컨벤션 센터 등이 대표적 사례다.  그래서 무리한 면이 있긴 하지만 컨벤션 센터와 무역센터
ㆍ현대백화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길 건너 봉은사 주변을 공원화하는 한편 삼성역에서 
가까운 한강 지류인 탄천을 준설ㆍ개발, 유람선이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는 것도 좋
은 방안이다.  

 

서양인들은 크루징(Cruising)이란 선상 파티를 최고로 여기고 있다. 이런 관습을 염두에 두
고 호화유람선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시설과 주변 자연환경을 조성하면 컨벤션 센터의 국제
적 면모는 더욱 돋보일 것이다.


컨벤션 센터 내부시설도 물론 국제적 규모를 지녀야 한다.  우선 회의실은 타카라가이케나 
요코하마 컨벤션 센터에서 보듯 대회의장, 강당, 회의실 같은 대ㆍ중ㆍ소 규모의 회의장을 2
0개는 구비해야 국제규모로서 손색이 없을 것이다. 

 

특히 주회의장ㆍ연회장 등으로 사용되는 대회의장은 이동식 의자를 사용하는 교실식(Clas
s Room Style)으로 3천∼4천석 규모, 극장식(Theater Style)으로 5천∼6천석 규모로 짓는 
게 효율적이다.  그리고 5천∼1만명이 참석하는 행사는 컨벤션 센터보다는 차라리 올림픽 
경기장이나 야외 공연장에서 치르는 게 효율적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또 대회의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회의장을 칸막이로 3등분해 필요에 따라 부분사용
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2천∼3천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는 자주 열리지 
않기 때문에 칸막이가 없다면 대회의장의 이용률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극장식 계단형 회의실은 5백∼6백명 규모로, 중ㆍ소회의실은 다양한 규모로 짓는 것도 필수
적이다.  특히 2백∼3백명 규모의 중회의실은 가변형 회의실로 설계해 계단식으로 의자를 
펴기도 하고 접을 수도 있게 해 용도를 늘릴 필요가 있다. 

 

40∼50명 정도가 원탁회의를 할 수 있는 원탁회의실은 꼭 필요하다.  이곳엔 특히 원격화상
회의의 첨단시설을 갖춰 서울에서 개최하는 회의를 국내 지방도시는 물론 외국에서도 볼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미국에는 이같은 회의장이 50여개 있는데 2000년까지 2백개 이상
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실 운영장비 중 특히 시청각 기자재는 21세기를 대비한 
첨단장비가 갖춰져야 한다. 예를 들어 국제회의 때 필수적인 동시통역용 번역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완벽히 갖출 필요가 있다.  컨벤션 센터내 호텔은 특급으로 객실수는 4백∼6백실 
정도면 적정수준이다. 일본ㆍ대만ㆍ필리핀ㆍ싱가포르의 유명 컨벤션 센터에서 나타나듯 
이 정도 규모로 제한해야 컨벤션 센터 부대시설 이용에 따라 호텔객실이 연중 쉬지 않고 가
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장은 ASEM 때는 필요하지 않겠지만 컨벤션 센터로 제몫을 하려면 필수적이다.  규모
에 따라 대회의장, 연회장, 중소 회의장을 전시장 또는 문화 생활 행사장으로 활용할 수 있
을 것이다.  필리핀 마닐라의 컨벤션 센터는 컨벤션 센터와 전시장이 유기적으로 결합ㆍ운
영되는 대표적인 사례다.  호텔 내 식당은 대ㆍ소 규모로 7∼10개 정도 있어야 하고 세계화
에 발맞춰 양식은 물론 한ㆍ중ㆍ일식을 골고루 제공해야 할 것이다.  

매장인 쇼핑 아케이드는 현대백화점이 있기 때문에 소규모로, 호텔 수준으로 꾸미면 적당
할 것이다. 특히 현대백화점과 지하 아케이드를 연결해 갤러리로 구성하거나 외국인을 겨냥
해 면세점, 토산품점 등도 구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컨벤션 센터의 관리ㆍ운영은 설계 못지 않게 중요한 사항이다. ASEM을 끝내고 흑자기조로 
관리ㆍ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본설계와 구상부터 이를 고려하는 지혜가 선행돼
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컨벤션 센터의 외관을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같은 일류 아트센터로 
꾸밀 필요가 있다.  미래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화려함과 품위가 갖춰진 상태에서 시
설 및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컨벤션 센터를 비단 회의장뿐만 아니라 문화행사ㆍ이
벤트장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이를 테면 연회장은 패션쇼ㆍ운동경기ㆍ이벤트장으로, 극장식 계단형 회의실은 회의ㆍ오페
라ㆍ콘서트장으로, 중소회의실은 예식장ㆍ미술품전시장 등으로 1년 내내 이용하게 하는 것
이다.  

 

또 시간일정이 촉박한 회의참가자를 겨냥해 우리문화 유산의 전시코너를 따로 설치하는 것
도 좋은 방안이다.  여기에 청자ㆍ불상ㆍ팔만대장경 같은 국보급 진품이나 모조품, 그리고 
민속풍물 등을 전시해 굳이 경주박물관이나 용인민속촌까지 가지 않고도 우리문화의 진수
를 이해하도록 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같은 업계의 요청이 설계에 반영되면 컨벤션 센터가 '서울의 관광명소'로 부각되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하다.  

 

한편 컨벤션 센터의 원활한 시설관리 및 운영을 위해선 컨벤션과 관광을 동일시하는 정부
의 정책도 매우 중요하다. 외국에선 이 둘을 불가분의 관계로 파악해 국가의 한 부서에서 담
당하고 있는 게 오랜 관례다.  대표적으로 호주 맬버른 시는 매년 2월 '관광 및 국제회의산
업 관련 박람회(Incentive and Meeting EXPO)'를 개최해 관광과 컨벤션 산업을 동시에 진
흥시키고 있다.  때문에 보다 효과적인 컨벤션 센터 운영을 위해 컨벤션 센터 건립용으로 입
법화한 인상이 짙은 '국제회의 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과 현재 국제회의 개최의 근거가 되
는 법률들, 즉 '국무총리 훈령’ (제308호), '관광기본법', '관광진흥법'을 모두 하나로 통합ㆍ
운영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컨벤션 센터 완공에 발맞춰 엄청난 경제적 외화효과를 가져오는 국제회의 유치를 위해 정부
와 업계가 공동으로 나설 필요성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외화획득액을 비교하면 국제회의 참가자들은 일반관광객보다 3배 정도 돈을 더 쓴다.  때문
에 완공에 따른 대대적인 해외홍보는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특히 이 컨벤션 센터에서 아시
아 태평양 지역은 물론 유럽ㆍ미주지역의 관광청ㆍ관광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관광 및 국제
회의산업 관련 박람회'를 매년 개최하는 것도 훌륭한 방안이 될 것이다.  

95년에 열린 8천8백2건의 국제회의를 분석하면 한국에서의 회의건수는 세계26위에 불과한 
형편이다.  경쟁국인 일본ㆍ대만ㆍ싱가포르ㆍ필리핀 등에 밀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고
려, 컨벤션 센터 건립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코너미스트

/최태영 대표이사 기고/